남자배구분석 10월 22일 KOVO컵 우리카드 한국전력

남자배구분석 10월 22일 KOVO컵 우리카드 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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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4강에 오른 두 팀, 그래도 가볍지 않은 조 1위 결정전


B조는 세 팀만 묶인 작은 조였습니다. KB손해보험이 두 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은 나란히 1승을 쥔 채 일찌감치 준결승행을 확정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맞대결은 탈락이 걸린 경기가 아니라 순위를 정하는 경기입니다. 24일 준결승은 B조 1위가 A조 2위를, B조 2위가 A조 1위를 상대하는 엇갈림 방식입니다.




변수는 A조 순위가 같은 날 저녁 현대캐피탈-대한항공전에서야 정해진다는 점입니다. 두 팀 모두 준결승 상대를 골라 받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만큼 일부러 지는 계산은 통하지 않고, 이기는 쪽이 낫다는 단순한 동기가 남습니다.




다만 이틀 뒤 준결승과 그다음 날 결승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전의 출전 시간을 어디까지 끌고 갈지가 경기 양상을 크게 흔들 수 있습니다. 휴식 면에서는 한국전력이 유리합니다. 19일 경기 후 이틀을 쉬었지만, 우리카드는 20일 경기 뒤 하루만 쉬고 다시 코트에 섭니다.




 




우리카드, 셧아웃 승리 속에 드러난 새 얼굴과 숙제


박철우 감독의 정식 사령탑 데뷔전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한 25-23, 25-21, 25-21 셧아웃이었습니다. 경기 내내 한 번도 세트 리드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선발은 세터 한태준, 아포짓 아라우조, 아웃사이드 히터 김형근과 이시몬, 미들블로커 박진우와 마틴이었고, 리베로는 오재성과 김영준이 번갈아 맡았습니다.




가장 눈에 띈 선수는 김형근이었습니다. 196cm의 2002년생 아웃사이드 히터로, 1세트에만 서브 에이스 두 개를 섞어 6점을 몰아쳤습니다. 3세트 접전에서도 과감한 공격으로 리드를 지켜내며 14점을 올렸습니다. 아라우조는 2세트에서만 8점을 내는 등 18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습니다. 이란 출신 아시아쿼터 마틴은 빠른 속공으로 11점을 보태며 높은 효율을 보였습니다. 3세트 17-17에서 흐름을 가져온 장면도 박진우의 속공과 아라우조의 퀵오픈이었습니다.




경기 운영의 중심은 한태준이었습니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와 동료들과 맞춘 시간이 일주일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도 지난 시즌 알리와 아라우조의 쌍포에 기대던 방식에서 벗어나, 중앙과 시간차를 섞는 쪽으로 공격 색깔을 바꿔놓았습니다. 마틴이 흐르듯 들어가는 속공을 좋아한다는 점을 영상으로 파악해 맞춘 호흡이 첫 경기부터 통했습니다.




숙제도 분명히 보였습니다. 박철우 감독은 아라우조의 몸 상태에 큰 문제는 없다고 하면서도, 경기 간격이 짧으면 경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나온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이번 한국전력전이 바로 하루 휴식 뒤 치르는 경기입니다. 김형근에 대해서도 단점을 동료들이 얼마나 메워주느냐가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공격에서는 확실히 기대를 걸 만하지만, 리시브와 수비에서는 이시몬과 리베로의 도움이 필요한 단계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한국전력, 서브와 높이로 연 석진욱 체제의 첫 장


석진욱 감독의 복귀전은 25-22, 26-24, 23-25, 25-21의 3-1 승리였습니다. 1세트부터 강한 서브로 KB손해보험의 리시브를 흔들었습니다. 새로 영입한 세터 이민규는 쇼와 윤하준을 중심으로 공을 배분하며 기선을 잡았습니다. 2세트에는 파키스탄 국가대표 아시아쿼터 우스만이 팀 내 최다 5점으로 살아났습니다. 신영석은 이 세트에만 블로킹 세 개를 잡아내며 듀스 승부를 끝냈습니다.




최종 기록에서도 높이가 두드러졌습니다. 쇼가 서브 에이스 두 개를 포함해 23점으로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신영석은 블로킹 다섯 개를 묶어 13점, 대한항공에서 건너온 진지위도 블로킹 네 개로 10점을 올렸습니다. 중앙 두 자리가 동시에 벽을 세운 셈입니다.




흔들린 구간도 있었습니다. 3세트 15-15에서 연속 범실이 나오면서 세트를 내줬습니다. 석진욱 감독은 4세트에 세터를 하승우로 바꿨고, 하승우는 쇼의 8점을 끌어내며 7-1 출발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재덕과 신영석의 블로킹도 힘을 보탰습니다.




경기 전 석 감독은 쇼와 우스만이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터와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다고 털어놨습니다. 경기 후에도 KB의 빠른 세트 플레이에 고전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래도 세터 두 명을 상황에 따라 바꿔 쓸 수 있다는 점은 컵대회처럼 일정이 몰리는 대회에서 큰 무기입니다.




 




승부를 가를 세 갈래 매치업


첫째는 한국전력의 서브와 우리카드의 리시브입니다. 한국전력은 첫 경기에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무너뜨리고 출발했습니다. 그 서브의 표적은 공격 비중이 큰 대신 수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김형근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시몬과 리베로가 이 구간을 버텨내면 한태준의 중앙 활용이 살아나고, 무너지면 아라우조에게 하이볼이 몰리는 단조로운 경기로 끌려갈 수 있습니다.




둘째는 중앙 싸움입니다. 우리카드는 마틴과 박진우의 속공으로 KB의 블로킹을 흔들었습니다. 이번 상대는 신영석과 진지위가 첫 경기에서 블로킹 아홉 개를 합작한 팀입니다. 지난 시즌 박철우 감독이 한국전력을 두고 미들 라인이 강하다고 경계했던 부분이 이번에도 그대로 핵심입니다.




셋째는 체력과 기용입니다. 하루만 쉬고 나서는 아라우조의 출전 시간을 우리카드가 어떻게 관리할지가 관건입니다. 한국전력은 이틀을 쉰 데다 세터를 둘러 쓸 여유까지 있습니다. 준결승을 앞두고 어느 쪽이든 세트 중간에 주전을 빼기 시작하면 점수 흐름이 크게 출렁일 수 있습니다.




 




총평


두 팀은 지난 시즌 막판 봄배구를 다투던 3월 맞대결에서도 풀세트까지 갔습니다. 당시에는 아라우조와 알리의 쌍포를 앞세운 우리카드가 웃었습니다. 그러나 알리가 떠난 지금, 우리카드는 김형근과 마틴이라는 새 조합으로 공격을 다시 짜는 중입니다. 한국전력은 세터와 감독을 모두 바꿔 출발선에 섰습니다.




첫 경기 내용만 보면 우리카드의 완성도가 조금 더 높았습니다. 하지만 휴식일, 블로킹 높이, 세터 운용의 폭은 한국전력 쪽에 쌓여 있습니다. 아라우조가 짧은 간격에서 무뎌지는 경향까지 더하면,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한국전력이 버티는 힘이 앞설 것으로 봅니다.




점수 흐름도 짚어볼 만합니다. 한국전력의 KB전은 네 세트 합계 191점이었고, 우리카드의 KB전은 셧아웃이라 140점에 그쳤습니다. 기준점 186.5점은 결국 네 세트 이상, 그것도 접전 세트가 섞인 경기여야 넘을 수 있는 선입니다. 전력 차가 크지 않은 두 팀이 서로의 약점을 서브와 블로킹으로 찌르는 구도입니다. 지난 시즌 맞대결처럼 세트를 주고받는 흐름을 예상합니다. 다만 한쪽이 초반부터 주전을 대거 쉬게 하면 일방적인 셧아웃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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